더 낼 상속세는 없다는데,
지연 이자는 왜 냈을까요

부산 더나은세무회계 김나은 세무사입니다. 국세심사위원·부산경제진흥원 전문 컨설턴트로서 상속세·증여세·가업승계·법인컨설팅을 직접 설계합니다.
연제구 연산동, 법원 앞 큰길가에 아버지가 오래 세를 주던 3층 상가건물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삼남매가 이 건물을 함께 물려받았습니다.
삼남매는 기한 안에 상속세 신고를 마쳤습니다. 다만 물려받은 것이 대부분 건물이라 당장 손에 쥔 현금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는 바로 내고, 일부는 담보를 맡기고 나눠 내기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러고도 남은 일부는 건물을 정리해서 내기로 했습니다. 신고는 제대로 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세무조사가 시작됐고,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고지서가 한 장 날아왔습니다. 아직 내지 않은 상속세에 지연 이자까지 얹어서 내라는 고지서였습니다. 맏이는 고지서를 들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조사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상속세가 얼마인지 정해지기도 전에 이자부터 붙이는 게 말이 됩니까?"
문제는 몇 년 뒤 조사가 끝났을 때 나온 결론이었습니다. 신고한 금액 그대로 맞다, 더 낼 세금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속세를 나눠 내다가 이런 고지서를 받고 당황하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상담실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꾸준히 받습니다.
이 글의 장면은 실제 판결을 바탕으로 각색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고지서 한 장을 두고 엇갈린 두 말
두 사람의 말을 나란히 놓아보겠습니다.
- 삼남매 — "상속세는 세무서가 조사를 마치고 정해야 확정되는 세금입니다. 정해지지도 않은 세금에 지연 이자부터 매길 수는 없습니다."
- 세무서 — "그 고지서는 신고하신 금액 중 안 내신 돈을 내라고 알려드린 것뿐입니다. 덜 낸 기간만큼 지연 이자가 붙는 건 당연합니다."
누가 맞을까요.
이 다툼은 실제로 대법원까지 갔습니다. 앞선 법원은 그 고지서를 '내라고 알려준 안내'로만 보고, 지연 이자 부분은 그대로 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2026년 1월,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세무서 이름으로, 정식 고지서 양식에, 세금이 어떻게 계산됐는지까지 적어 보냈다면 그 고지서는 단순한 안내가 아니라 상속세를 정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연 이자는 상속세가 제대로 정해진 것을 전제로만 매길 수 있으니, 상속세와 지연 이자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결국 그 고지서 한 장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삼남매가 상속세와 지연 이자를 함께 다툴 수 있는 길이 열리느냐가 갈린 셈입니다. 고지서를 받고 그냥 내버려 두었다면 이런 판단을 받을 기회조차 없었을지 모릅니다.
상속세는 신고로 끝나는 세금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세금은 신고하는 순간 금액이 정해집니다. 하지만 상속세는 다릅니다. 신고를 해도 세무서가 살펴보고 결정해야 비로소 금액이 확정됩니다.
그래서 상속세를 신고한 뒤에도 몇 년씩 조사가 이어지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물려받은 재산이 건물이나 땅이라면 이런 일이 더 잦습니다. 재산은 많은데 당장 손에 쥔 현금은 부족해서, 신고는 하고도 세금을 한꺼번에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 일부를 내지 못하면, 확정도 되기 전에 지연 이자가 붙은 고지서가 먼저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상속세를 일부만 냈다면 | 앞선 법원 | 대법원 |
|---|---|---|
| 세무서 고지서 | 내라고 알려준 안내 | 상속세를 정한 결정일 수 있음 |
| 지연 이자 | 그대로 내야 함 | 상속세가 제대로 정해져야 붙음 |
| 따져볼 것 | 지연 이자만 | 상속세와 지연 이자 함께 |
다만 이런 일은 미리 알면 피하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상속세를 한 번에 못 낸다면 세 가지
하나. 돈이 모자라면 그냥 덜 내지 말고, 모자란 금액 전부를 나눠 내겠다고 먼저 신청하십시오. 상속세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나눠 내거나 몇 년에 걸쳐 낼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신청해서 받아들여지면 그 기간 동안 지연 이자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속세는 얼마를 낼지만큼, 언제 어떻게 낼지를 신고 때 같이 정해 두어야 합니다. (상담사례: 건물만 20억대, 통장은 비어 있었습니다)
둘. 고지서가 오면 안내문으로 넘기지 마십시오. 이번 판결처럼 그 한 장이 상속세를 정한 결정일 수 있습니다. 금액이나 이자에 이견이 있다면 고지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다퉈야 하니, 받은 날부터 서둘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셋. 지연 이자를 이미 냈더라도 포기하지 마십시오. 지연 이자는 상속세가 제대로 정해진 것을 전제로 붙는 돈입니다. 상속세 결정 자체에 다툴 부분이 있다면 지연 이자도 함께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사안마다 결론이 다르니, 고지서와 신고서를 들고 먼저 상의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 상속세는 세무서가 결정해야 확정됩니다
- 한 번에 못 내면 나눠 내겠다고 먼저 신청하십시오
- 고지서는 안내문이 아니라 다툴 수 있는 결정일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 상속세는 신고만으로 끝나지 않고 세무서가 결정해야 금액이 확정됩니다.
- 지연 이자는 상속세가 제대로 정해진 것을 전제로만 붙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 한 번에 내기 어렵다면 덜 내기보다 나눠 내겠다고 먼저 신청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신고만 하고 세금을 조금 늦게 내면 어떻게 되나요?
덜 낸 기간만큼 지연 이자가 붙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낼 돈이 모자랄 때는 미리 나눠 내겠다고 신청하는 편이 낫습니다.
세무조사가 길어지면 그동안 이자가 계속 쌓이나요?
상속세를 얼마나 냈는지, 고지서가 언제 어떤 내용으로 왔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조사 중에 고지서를 받았다면 그 성격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건물을 팔아서 상속세를 내려고 하는데요.
파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상속세 신고 때부터 납부 계획을 같이 세워야 합니다. 더나은세무회계는 이런 경우 신고와 함께 나눠 내는 방법이 맞는지부터 검토합니다.
근거 자료
대법원 2026. 1. 8. 선고 2023두41055 판결
이 글의 사례는 판결 내용을 바탕으로 각색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장면의 세부 경위는 실제 사건과 다르며, 사안이 다르면 결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속세를 한 번에 내기 어렵거나, 조사 중에 고지서를 받으셨나요? 나눠 내는 방법과 고지서의 성격부터 확인합니다.